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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거 김하성이 집중 훈련한다는 '동체시력', 인지 능력 향상에도 '도움'

SM_SNAIL 2025. 5. 23. 11:00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집중 훈련한다는 '동체시력', 인지 능력 향상에도 '도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지난달 26일(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선수단과 동행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출처=샌디에이고 X어깨 부상에서 회복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복귀를 앞둔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이 21일(한국시간) '동체시력' 회복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경기에서 투수의 공을 보지 못한 만큼, 적응을 위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동체시력(Dynamic Visual Acuity·DVA)은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는 능력으로, 정지된 물체를 볼 때의 정지시력과는 다른 개념이다. 단순히 눈의 '해상력'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뇌의 시각 정보 처리 능력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스포츠 선수, 특히 야구·탁구·격투기 선수 등은 일반인에 비해 동체시력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르고 변화있는 공의 움직임을 읽어내는 선구안, 빠른 공격 방어를 위해 동체시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국민타자' 이승엽 두산 감독이 20대 초반 동체시력 테스트에서 0.1초 후 사라지는 숫자를 6자리까지 놓치지 않고 읽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양준혁, 추신수, 이정후 등도 뛰어난 동체시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동체시력 테스트에서 만점을 기록한 페이커. 이미지 출처=스브스뉴스 페이스북e스포츠 선수들의 동체시력도 압도적이다. 단순한 시각적 능력을 넘어, 게임 내에서의 판단력과 반응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역 레전드' 페이커(T1)의 경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들과 함께 진행한 동체시력 테스트 영상에서, 양쪽 화면 가득 움직이는 점의 개수를 '나홀로' 두 번 연속 적중하며 뛰어난 시각적 인지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같은 동체시력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실제 뇌의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즉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가 훈련을 통해 최적화되고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동체시력은 5~10세에 급속히 발달해 15~16세에 정점을 찍고, 나이가 들수록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스즈키 이치로가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신체적으로는 괜찮지만, 시각 능력 감퇴가 타격 실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실제 신체능력이나 정지시력은 괜찮은데 동체시력이 떨어지며 현역에서 은퇴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 e스포츠 선수 등은 다양한 동체시력 강화 훈련을 꾸준히 진행한다.

프로야구에서는 날아오는 공에 적힌 손톱 크기의 숫자를 읽는 훈련을 비롯, 시각 자극을 제한하거나 왜곡하는 특수 안경을 착용하고 하는 타격 연습, 뇌와 눈의 협응 능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신경 트레이닝 등이 대표적 훈련방법으로 꼽힌다. 추신수의 경우 특정 색깔의 플라스틱 골프공을 나무젓가락으로 타격하기, 이치로의 경우 달리는 자동차 번호판을 읽고 더하는 등의 방법으로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동체시력이 약해지면 운전 중 신호, 표지를 간과하거나 보행자에 대한 대응이 늦어져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동체시력이 약하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눈에 쉽게 피로가 쌓일 수 있다.

동체시력은 시각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반응하는 인지 기능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노화 뿐 아니라 백내장 및 녹내장, 외상성 뇌손상 및 뇌졸중 등에서 동체시력 이상이 동반되는데, 동체시력 저하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과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서 시각과 관련된 뇌 영역에 독성 물질이 영향을 미치며, 동체시력 저하가 인지 저하의 조기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외상성 뇌손상 환자의 동체시력 장애가 일상생활 능력 저하와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일상 속 꾸준한 동체시력 훈련은 뇌의 활성화와 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빠르게 달리는 차안에서 연속으로 간판을 읽거나, 고개를 좌우로 돌리면서 정면의 물체에 시선을 고정하는 고개돌리기, 동체시력 테스트 게임이나 앱을 통해 반응 속도를 올리는 방법 등도 있다. 직접 구기 종목, 탭볼 등을 하거나 경기 관람시 공의 궤적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도 권장된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기반 프로그램이 동체시력 훈련에 적용되고 있는데, 스포츠 분야 뿐 아니라 노인 낙상 예방, 뇌졸중 재활, 운전 능력 향상 등 다양한 의료 및 일상 생활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집중 훈련한다는 '동체시력', 인지 능력 향상에도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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