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값 금값 됐는데...물김 내다버리는 속사정

마른김 가격이 장당 145원 이상으로 치솟은 와중에 산지에서 버려진 물김이 지난달 6천t(톤)이나 된다. 마른김 가격은 1년 전보다 30% 넘게 뛰었지만 산지 물김 가격은 50% 넘게 폭락해서다.

이달 김 생산량도 작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할 것으로 예측돼 당분간 계속 물김을 폐기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남·전북·경인·충남·부산의 산지위판장에서 폐기된 물김은 모두 5천989t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인 물김 산지인 전남에서만 5천296t이 버려졌고, 경인(386t), 전북(208t), 충남(73t), 부산(26t) 순으로 물김 폐기량이 많았다.

올해 작황이 작년보다 나아진 데다, 해양수산부가 신규 양식장을 허가하고 불법 물김 양식이 성행하는 등 영향으로 물김 생산량이 급증해서다.

물김 생산량이 김 가공 업체의 수요를 넘어서자 경매장에서 위판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물김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지난달 전남에서 생산된 물김이 작년 동기 대비 17.6% 늘었고, 부산과 충남에선 각각 76.9%, 64.9%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작년에 김 수출이 잘 되고 가격도 비싸져 물김 양식업에 뛰어든 어민이 많았다"며 "허가받지 않은 양식장에서 김을 불법 양식하는 어민도 많이 생겨 김 생산량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물김은 보통 1월부터 5월까지 채취된다. 이에 당분간 물김의 대량 산지 폐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이달 물김 생산량이 작년 동기 대비 26.8% 늘어나고, 다음 달 생산량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량이 늘자 물김의 산지 가격은 내려갔다. 지난 1월 한 달 위판된 물김 가격은 ㎏당 평균 762원으로 작년(1천655원) 같은 기간보다 54.0% 싸다.

반면 마른김 가격은 평년의 1.5배 수준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마른김 가격은 장당 145원이었다. 평년보다 55.5%, 작년보다 31.9% 각각 비싼 수준이다.

해수부는 물김 폐기를 줄이고 김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전남의 일부 물김 양식 어가를 대상으로 계약재배를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지역수협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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