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단독]'의료사태' 직격탄, 전국 11개 국립대병원 적자 5662억

SM_SNAIL 2025. 2. 18. 09:02

전년比 2배↑…'서울대·경북대' 1000억 원대 넘어서
김선민 의원 "정부, 대란 수습·적자 보전책 세워야"

국립대병원 손익 현황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의정갈등 장기화 등 여파로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이 지난해 총 5662억 7898만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한 10개 국립대병원에서 적자를 봤고,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의 적자 폭은 1000억 원대를 넘어섰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의 지난해 전체 손실액은 5662억 7898만 원으로 의정갈등 전인 전년(2023년)도 손실액 2847억 3561만 원보다 2배(98.9%) 가량 증가했다.

손실액이 가장 큰 국립대병원은 서울대병원 1106억 486만 원이었고 경북대병원이 1039억 7521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전남대병원(677억 4700만 원), 부산대병원(656억 4202만 원), 전북대병원(490억 9037만 원)이 수백억 원대 적자를 거뒀다.

충북대병원 418억 6281만 원, 제주대와 충남대병원이 각 334억원, 강원대병원 314억 원 8851만 원, 경상국립대병원 본원분원 통합 305억 7352만 원의 손실이 확인됐다. 11개 병원 중 분당서울대병원만 16억 5442만 원의 흑자를 냈다.

그러나 분당서울대병원마저 전년 대비 손익이 35% 감소했다. 충남대병원의 적자가 2023년 839억 원에서 지난해 334억 원으로 줄어든 점 외에 상당수 병원의 손실 폭은 급격히 커졌다.

서울대병원의 손익 감소율은 2만6657%에 달했다. 2023년 4억 1337만 원에 불과했던 적자가 1000억 원대로 불어난 영향 때문이다. 충북대병원 적자도 2023년 46억 원보다 9배 늘어났다. 전년도 대비 전남대병원 적자는 2.9배, 경북대병원 적자는 2.5배 커졌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진료실 앞이 주말을 맞아 불이 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7.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현장은 장기화한 의정갈등과 의사 감축에 따른 진료 감소를 경영난의 직접적 요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지만, 당장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지 않는 한 '도산 직전'의 상황을 감수해야 한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장을 지낸 대한병원협회(병협)의 한국병원정책연구원 박종훈 원장은 "의료진 이탈, 이번 사태로 불거진 갈등, 미진한 대체 인력 채용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병원의 손실 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각 병원도 자구책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선민 의원은 "의정갈등 장기화로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국립대병원들의 적자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며 "이렇게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해 공공병원에 막대한 적자가 나도 국가는 제대로 보전해 주지도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공공병원 직원들의 업무 고충은 2배, 3배 늘어날 수 있다"면서 "하루 빨리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해 의료대란을 수습하고, 정책 실패로 인한 적자 보전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노동자들도 '비상 경영체제'를 명목으로 처우 등이 열악해졌다며 사태 해결 등을 촉구할 계획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병원 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공개 및 현장 증언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의료연대본부는 "시민들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무급휴가 강요, 권위적·비민주적 병원 운영 사례, 병원 노동자들의 불안과 스트레스 및 건강 악화 실태 등이 드러났다. 병원 운영 실태와 대안을 모색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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