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82%가 느낀 적 있다는 ‘다중인격장애’…최대 원인은?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 어린시절 트라우마, 외로움, 소외감도 원인

해리성 정체감 장애(다중인격장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삶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다. 이를 적절히 풀어줘야 한다. 자기 자신만의 스트레소 해소법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약 10년 전 매스컴 취업포털 '미디어잡'의 여론 조사 결과, 직장인 약 82%가 직장 내에서 스스로 '해리성 정체감 장애'(다중인격 장애)를 느낀다고 답변했다. 이는 많은 사람을 충격에 빠트렸다. 당시 이 장애를 소재로 다루는 드라마인 MBC의 '킬미, 힐미'(주연 지성·황정음)와 SBS의 '하이드 지킬, 나'(주연 현빈·한지민)가 인기 속에 방영 중이었다.
젊은층에게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일상 생활 속 스트레스이며, 그 다음으로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외상), 외로움, 소외감 등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버밍엄대 연구팀은 영국의 16~25세 남녀 238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젊은이들이 어떤 요인 때문에 임상적 진단을 받을 정도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 증상을 겪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계학습을 이용해 참가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데이터에서 패턴과 고위험군을 파악해 임상적 수준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위험요인 네 가지를 가려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상적인 스트레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외로움, 소외감 등의 순으로 젊은이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참가자 가운데 16~20세에는 부정적인 자기 이미지와 우울증이, 21~25세에는 불안과 감정 조절의 어려움이 해리성 정체감 장애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엠마 체르니스 박사(임상심리학)는 "해리 현상 중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트라우마의 또 다른 증상이라는 일부 시각은 옳지 않다. 해리 현상과 그 유발 요인은 매우 복잡하다. 해리 현상은 트라우마 외에 젊은이들이 통상 겪는 것과 세상이 그들을 대하는 방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전 세계의 많은 젊은이가 상호작용하는 각종 스트레스 탓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해리 현상을 겪는다. 해리 현상(해리성 장애)에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외에도, 해리성 기억 상실증, 이인성 장애 등이 있다. 각종 스트레스에 대한 수용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 해리 현상이 발생한다. 체르니스 박사는 "해리 현상이 국민건강보험에서 너무 과소 평가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Identifying Preliminary Risk Profiles for Dissociation in 16‐ to 25‐Year‐Olds Using Machine Learning)는 ≪정신의학 조기개입(Early Intervention in Psychiatry)≫ 저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