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 1만9900원' 애슐리 열풍에…2조짜리 잭팟 터졌다
가성비 뷔페·단체급식 호황에 같이 큰다
동원홈푸드 ‘전성기’
국내 B2B 소스 부문 압도적 1위
애슐리에 18년째 소스 공급
연내 매장 150곳 확대에 납품처 늘어
축육 부문도 단체급식 호황에 성장
작년 매출 2.4조…모회사도 넘어

애슐리퀸즈 AK기흥점. (사진=한경DB)
고물가 속에서 애슐리퀸즈 등 가성비 뷔페와 단체급식이 호황을 누리자, 이들에 소스·육류 등을 기업 간 거래(B2B)로 납품하는 동원홈푸드가 뒤에서 웃고 있다. 특히 B2B 소스 시장에서 동원홈푸드는 압도적인 1위로 경쟁사들의 물량까지 끌어오면서 모회사 동원F&B의 매출도 넘어섰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홈푸드는 2008년부터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전국 애슐리 매장에 소스·양념을 납품하고 있다. 애슐리는 한때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매장이 80여 곳까지 줄었지만, 외식물가 상승 속에서 주목받으면서 다시 110여 곳으로 늘었다. 연내 150곳까지 확대되면 동원홈푸드의 납품처도 늘어난다.
동원홈푸드의 고객은 애슐리퀸즈뿐 아니다. BHC·교촌치킨, 서브웨이, 맥도날드 등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물론, 소스 시장에서 경쟁사인 샘표식품, 풀무원도 일부 물량은 동원홈푸드에 맡기고 있다.

동원홈푸드 아산공장. (사진=동원홈푸드)
동원홈푸드는 국내 B2B 소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건 성공적인 사업다각화 전략 덕분이다. 동원홈푸드의 시작은 단체급식이었다. 하지만 삼성웰스토리 등 대형업체들에 밀려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나섰다. 2007년 조미 전문기업 삼조셀텍을 인수한 후 2014년 합병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동원홈푸드는 기성 소스를 납품하지 않고, 30년간 축적해온 3000여 가지 원료를 배합해 고객사의 요구에 딱 맞춘 ‘맞춤형 소스’를 개발한다. 한 해에 새롭게 출시하는 B2B용 소스류만 1000여 가지가 넘는다. 지난해 동원홈푸드는 대형 파트너사 계약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매출이 10% 이상 증가했다.
동원홈푸드의 또 다른 사업 부문인 B2B 축육 부문도 단체급식 호황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2015년 국내 최대 축산물 온라인몰 ‘금천미트’, 2021년 축산물 가공 전문업체인 세중을 차례로 인수했다. 소·돼지·닭 등 원료육을 구매·가공·판매하는 ‘밸류체인’을 갖추고,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풀무원푸드머스, SPC GFS 등에 납품하고 있다.
단체급식 부문에서 경쟁사인 곳들을 B2B 축육 부문의 고객사로 확보한 셈이다. 동원홈푸드 관계자는 “고물가로 구내식당 등 단체급식 사업이 커지면서 축육 납품량도 늘고 있다”고 했다.

고물가 속에서 구내식당 등 단체급식 사업이 확장하고 있다. (사진=한경DB)
B2B 조미·축육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동원홈푸드의 전체 실적도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동원홈푸드 매출은 2조4400억원으로 내수 침체 속에서도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동원F&B의 별도 매출(2조432억원)보다도 많다. 동원홈푸드 매출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동원F&B를 넘어선 후 3년째 웃돌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저당·저칼로리 전문 브랜드 ‘비비드키친’을 앞세워 ‘저칼로리 케찹·머스타드’, ‘저당 돈까스·굴소스’ 등을 출시했다. 비비드키친 매출은 연 평균 170% 고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엔 ‘김치 치폴레 마요’, ‘코리안 쌈장 BBQ소스’ 등을 개발해 K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미국·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동원홈푸드의 모회사 동원F&B는 K푸드 수혜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이날 기준 동원F&B 종가는 3만2650원으로 연초(1월 2일·3만650원) 대비 6.5%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