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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조의 아트홀릭] "바라만 봐도 힐링, 제임스 고스의 선물"

SM_SNAIL 2025. 3. 13. 12:49

 

■ 정승조 아나운서 ■

'바라보기'

이를 멈추지 않는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출신의 작가 '제임스 고스(JAMES GOSS)'입니다.

40여년 간, 그는 자연을 바라보며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에 몰두한 작가의 작품엔 생동감이 넘칩니다.

강렬한 색감과 독특한 질감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고스의 전시를 기획한 담당자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제임스 고스의 풍경화는 단순히 고요한 자연을 담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흔들리고 빛이 일렁이는 듯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생명의 기운이 절정에 달하는 3월.

바라만 봐도 힐링되는 제임스 고스의 선물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제임스 고스(JAMES GOSS): 새로운 새벽(New Dawn)' 전시를 기획한 ELIGERE GALLERY의 '문채영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제임스 고스'. 그는 어떤 작가인가요?

Installation views, James Goss: New Dawn, February 21 - March 21, 2025.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싱그러운 백일홍과 잔디, 자작나무, 그리고 잔잔한 호수에 비친 햇빛.

이러한 자연의 요소들은 제임스 고스의 작품에서 늘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그의 그림 속 풍경은 그가 경험한 그 순간 그대로 생생하게 살아있죠. 특히, 경쾌한 색감과 두텁게 쌓아 올린 물감의 질감 표현은 고스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인데요. 덕분에 그의 풍경화는 단순히 고요한 자연을 담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흔들리고 빛이 일렁이는 듯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뉴욕 애디론택(Adirondacks) 지역에 거주하는 작가에게 정원을 가꾸며 꽃을 관찰하고, 보트를 띄운 채 챔플레인 호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일상의 일부입니다. 오랜 시간 자연을 관찰해 온 고스는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보다, 자연이 주는 인상과 경험을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과감하면서도 섬세한 터치로 캔버스에 담아냅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가 아니라, 그가 직접 보고 느낀 자연의 순간을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 놓은 기록인 셈이죠.

▮ 그의 작품을 처음 본 건 언제였고, 첫인상은 어땠습니까.

제임스 고스의 작품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처음 접했고요. 그때 본 작품은 테이블에 화병이 놓여진 정물화였는데요. 비록 화면 속 이미지였지만 가장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은 색감이었습니다. 색채 감각이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했고 구상과 추상 사이에 있는 표현법이 색감과 정말 잘 어우러진다고 느꼈어요.

작품을 실제로 본건 저도 이번 전시가 처음이었어요. 전시 준비를 하면서 수도 없이 작품 사진을 봤는데, 언패킹을 할 때 대표님도 저도 저절로 탄성이 나왔어요. 아무래도 작품 규모가 크다 보니, 화면을 가득 채운 물감의 물리적인 질감이 주는 인상이 압도적이었거든요.

제가 이전에 제임스 고스에 대한 정보를 몰랐다면, 솔직히 작가님이 1956년생이라는 사실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예요.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감이 굉장히 발랄하고, 보고 있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요. 붓질이 거침없기도 하고요. 작가님을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작품만으로 유추하자면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닌 분일 것 같아요. 반면, 물감을 무심한 듯 두껍게 톡톡 쌓아 올린 테크닉에서는 영아티스트에게서 불 수 없는 완성도와 노련함이 보이는데, 이런 자유로운 표현 속에서도 조형성이 살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고스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 아트홀릭 독자들도 기대하며 보실 텐데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새로운 새벽(New Dawn)'입니다.

Installation views, James Goss: New Dawn, February 21 - March 21, 2025.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새로운 새벽'이라는 타이틀은 새로운 시작과 여정, 그리고 변화에 대한 기대를 상징해요. 저희 갤러리의 새해 첫 전시이기도 한 만큼, 이 제목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는데요. 제임스 고스에게 새벽은 자연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경이로운 순간이며, 긍정과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와 같습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 대부분은 다채로운 시간대의 '태양'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르고 지는 순환하는 패턴 속에서 살아가지만, 시간의 연속성에 의하면 같은 새벽은 단 한 번도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언뜻 반복되는 듯 보이지만, 새벽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며, 어둠이 걷히고 빛이 열리는 순간이기도 하죠.

이러한 메시지가 다소 익숙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보편적인 언어가 지닌 힘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요. '자연'이라는 거대한 영감의 원천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한 희망적인 삶의 태도를 표현하기에, 이보다 더 적절한 제목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시를 관람하신다면,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새로운 새벽'이|라는 타이틀과의 연관성을 직감적으로 떠올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 말씀하신 '자연'은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되잖아요?

Installation views, James Goss: New Dawn, February 21 - March 21, 2025.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제임스 고스는 미국 북부의 평온하고 여유로운 섬, 베인브리지 아일랜드에서 자랐어요.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환경에서 자란 그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주변을 관찰하며 자연과 깊은 교감을 나쳤고, 이는 그의 작업 모티브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가는 잔디 한 올, 꽃 한 송이, 그림 한 점까지 유난히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자연 속에서 새로운 형태와 구조를 발견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해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연과 더 가까웠던 어린 시절, 꽃잎과 나뭇잎을 유심히 들여다보며 그 안의 결을 탐구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제임스 고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결코 '바라보기'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자연이 일상 속에서 펼쳐 보이는 기적 같은 풍경들을 향한 그의 경이와 놀라움은 단 한순간도 무뎌지지 않았고, 그것이 바로 그의 작품 세계를 이끄는 힘이 되었습니다.

▮ 작품을 보며 클로드 모네와 빈센트 반 고흐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Installation views, James Goss: New Dawn, February 21 - March 21, 2025.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제임스 고스 작품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 풍경이 주는 '인상'을 회화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이에요. 작가는 오랜 시간 자연을 관찰하고, 그 순간의 분위기와 감각을 충분히 체화한 뒤에야 캔버스에 형상과 색채를 옮깁니다. 중요한 건 '눈앞에 보이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경험한 순간'을 회화적으로 해석하는 것이죠. 이런 접근 방식은 모네나 고흐 같은 인상파 화가들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작가에게 정원에서 꽃을 관찰하고, 호수 위에서 빛의 변화를 지켜보는 일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작업 과정의 필수적인 일부가 됩니다. 그 경험들이 쌓여야만 비로소 캔버스에 담길 '인상'이 완성되니까요.

▮ 활력 넘치는 색감 또한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었어요.

고스는 색을 직접 배합하고 연구하면서 자연광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변화를 세심하게 포착하는데요. 같은 풍경이라도 시간대나 기후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그의 작품도 각기 다른 색조로 표현됩니다. 어떤 그림은 따뜻한 오렌지와 핑크빛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어떤 작품은 푸른빛이 주를 이루며 차분한 인상을 주죠. 이는 빛이 사물에 당으며 반사되는 방식과 유사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며 자연의 리듬을 색채로 해석하려는 작가의 예술적 태도를 보여줍니다.

▮ 질감의 표현도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Installation views, James Goss: New Dawn, February 21 - March 21, 2025.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고스 회화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질감'이에요. 유화를 두텁게 쌓아 올리고, 깎아내고, 덧바르며 독특한 표면을 만들어내는데, 이를 통해 꽃잎의 결, 풀밭의 밀도감, 바위의 거친 질감까지도 그대로 전달됩니다. 두껍게 올라간 물감층은 화면 위에 일종의 얕은 반부조(bas-relief)처럼 자리하며, 전경의 요소들이 실제로 캔버스 밖으로 돌출하는 듯한 입체적 효과를 주죠. 덕분에 그의 작품은 단순한 시각적 경험을 넘어, 마치 촉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는 공감각적인 회화로 다가옵니다.

결국, 고스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지닌 구조적 질서와 감각적 특성을 탐구하는 작가라고 볼 수 있어요. 화면 속 섬, 호수, 나무, 꽃과 같은 요소들은 기하학적인 점.선.면으로 단순화되면서도 균형을 이루고 있죠. 자연이 쉼 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그의 작품 속 풍경은 그 순간의 느낌 그대로 유지됩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속성을 지니게 되고요.

사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이유도 결국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어 서잖아요.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하고, 그 순간의 감각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제임스 고스가 회화를 통해 보여주는 것도 바로 그런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 전시작 가운데 꼭 챙겨보면 좋겠다는 작품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Image: James Goss, Barnrock, 2023, Oil on canvas, 152.4 x 152.4 cm.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이번 전시작 가운데 가장 소개해 드리고 싶은 작품은 'Barnrock'입니다.

작품을 직접 보시면 아시겠지만, 화면 왼쪽에 자리한 커다란 바위의 텍스처 표현이 정말 재미있어요. 개인적으로 작가의 노련한 테크닉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마치 즉흥적으로 휘갈긴 듯한 거친 붓질이, 오랜 시간 물과 바람에 의해 마모된 암석의 불균일한 표면감을 더욱 강조하며, '멀리서 바라보는 거대한 바위'의 스케일과 시각적 질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회색 바위 위에 살짝 없힌 짙은 초록빛 이끼와 풀을 표현한 물감의 질감은 무심하게 쌓아 올린 듯 보이지만, 즉흥적으로 완성하기 어려운 세련된 기법이에요. 이는 오랜 시간 축적된 내공이 있어야만 가능한 표현 방식이죠. 이러한 대담한 붓 터치 덕분에, 작가는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인상적으로 전달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 다음으로는 작품 'Otter Creek'을 꼽으셨어요.

Image: James Goss, Otter Creek, 2024, Oil on canvas, 91.4 x 91.4 cm. Artwork © James Goss. Courtesy of the Artist and ELIGERE. Photos: Heesoo Park.

이번 전시작 중 유일하게 은행잎이 물든 가을 풍경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우선 다채로운 색채의 조화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고스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시그니처 요소들이 모두 담겨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한데요.

붉은빛이 감도는 호수, 언덕 위의 작은 집, 단풍이 물든 자작나무, 그리고 만개한 꽃들까지 이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고스 특유의 경쾌한 색감과 감각적인 구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두껍고 넓은 붓질로 쌓아 올린 레이어 위에 반복적으로 찍어낸 도트 형태의 붓 터치는, 다양한 색채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하면서도, 작품 전체에 통일감을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 마지막으로 아트홀릭 독자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아직 전시를 보지 못하셨다면, 꼭 방문하셔서 제임스 고스 작품이 지닌 색감과 질감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유난히 숨 가빴던 한 해, 차가운 공기가 아직 남아있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이번 전시는 갤러리에 한 발 앞선 봄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가 그려낸 따스한 햇살 속 일출을 감상하며,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함께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ELIGERE GALLERY)

■ 작가 소개

제임스 고스(1956년생)는 뉴욕주 북부의 애디론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로, 자연의 인상과 감각을 역동적으로 포착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밝은 색채와 두터운 질감의 회화적 기법을 활용해 자연의 생명력을 구현하며, 백일홍, 자작나무, 호수 등 풍경의 요소를 주요 모티프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풍경화에 그치지 않고, 순간의 경험과 분위기를 화폭에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연의 지형적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면서도, 빛과 시간의 흐름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독창적인 표현력이 특징이다.

■ '제임스 고스(JAMES GOSS): 새로운 새벽(New Dawn)'

- 장소: ELIGERE GALLERY

- 일정: ~3월 21일 (매주 일, 월 휴무)

- 관람 시간: 11:00~19:00(화-금), 11:00~17:00(토)

- 관람료: 무료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79길 55 B1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655/0000024004?type=series&cid=200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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