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쏘아올린 가스요금 카드결제, 전국으로 확산되나

서울시가 가스요금의 카드납부 허용대상을 전면 확대하면서 중앙부처 차원에서 추진 중인 동일 내용의 규제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앞으로 시에서 영업 중인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인 등 약 26만명이 가스요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지난 2013년부터 주택용 가스요금에 대해 카드 결제가 가능해졌지만,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이용하고 있는 일반용, 업무난방용, 산업용 가스요금은 제외돼 있었다.

이에 시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4개 신용카드사(국민·삼성·신한·현대)와 협의를 통해 일반영업용1 및 업무난방용 가스요금도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합의를 이끌어 냈다.

신용카드 납부로 요금 납부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일시적 현금유동성 확보, 카드회사의 리워드 혜택 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시는 전했다. 가스요금의 신용카드를 통한 납부는 도시가스회사 홈페이지, 콜센터 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가능하다. 관할 고객센터에 찾아가면 현장에서 직접 카드로 납부할 수 있다. 세부 방법은 관할 도시가스회사 콜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서울시가 가스요금의 카드납부 허용대상을 전면 확대하면서 중앙부처 차원에서 추진 중인 동일 내용의 규제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19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옴부즈만 초청 규제개혁 간담회’에서 소상공인들이 에너지 요금과 여러 세금을 카드납부할 때마다 겪는 각종 애로사항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이날 김봉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가스요금 카드납부 허용대상을 전면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도시가스 요금의 납부 방법은 도시가스 사업자의 도시가스 공급규정에 규정돼 있다. 공급규정은 이번 서울시 결정처럼 시도지사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같은 도시가스를 이용함에도 불구 개인과 달리 기업 고객은 카드 납부가 불가한 상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도시가스 요금 카드납부 허용과 관련해 2013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의를 했고 그 필요성에 공감해 모든 신용카드를 통한 납부가 가능토록 지자체에 도시가스 공급규정 개정을 권고하기까지 했다.

김봉기 용인시 처인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코로나19 여파 및 가스·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가용 가능한 현금 자산이 없어 아파트 가스요금 납부처럼 가스요금만이라도 카드로 할부 납부를 하면 큰 도움이 된다”며 “지자체마다 해당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전기요금도 가스요금과 마찬가지로 납부방식이 중소기업계에 불리하게 설정돼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중소기업인 뉴프렌즈의 홍승표 대표는 “계약전력 20kW 이상인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신용카드 납부를 거절당했다”며 전기요금의 카드납부 허용대상 확대를 지적했다.

현재 법령상 주택용과 계약전력20kw 이하인 경우에만 신용카드로 전기요금 납부가 가능하고 이외에는 현금 지불만 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전기요금 납부방식의 획일화에 대해 홍승표 대표는 “중소기업인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것이며, 계약전력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국세도 납부 한도 없이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한 점과 비교하면 한전이 공공기업으로 국가 공공재인 전기를 공급하는 것에 대한 비용을 카드납부로 허용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밖에도 신용･체크카드 국세 납부의 대행수수료 인하도 중소기업계의 규제개선 대상이다.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측에선 “경기불황으로 가용할 현금이 부족해 국세도 지방세처럼 카드로 납부하고 있지만 국세 카드수수료가 부담된다”며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국세 납부대행 수수료를 납세자가 부담하는 걸 면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가스·전기 요금을 카드 납부방식으로 신용 할부해달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것 아니겠냐”라며 “서울시가 가스요금 카드결제를 선제 대응한 만큼 중소기업옴부즈만이 적극 나서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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