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70% '불기둥'…헬리콥터 타고 날아오른 방산 주식 [최종석의 차트 밖은 유럽]

세계 주식 기행 : 이탈리아 최대 방산 업체 레오나르도 (Leonardo SpA) [BIT: LDOF]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났습니다. 유럽과 미국의 ‘북대서양 군사동맹’이 분열될 조짐이 보이면서 유럽 각국이 각자도생을 위해 방위비 부담을 크게 올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첨단 레이더와 전자장비로 무장한 차세대 공격 헬리콥터 AW249. 무인기를 원격 조종하며 공동 작전이 가능하다. /레오나르도 제공
이런 흐름 속에서 유럽 방위산업 기업의 주가는 지난주 잇달아 두 자릿수로 폭등했습니다. 독일 최대 방산 기업인 라인메탈은 독일의 대규모 부양책과 함께 과열 조짐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최대 방산 기업 레오나르도도 올해 들어 70% 가까이 오르며 유럽 증시의 활황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는 1948년에 설립된 국영 기업 핀메카니카가 모태입니다. 핀메카니카는 자동차 제조업체 알파로메오, 항공우주 업체 아에리탈리아 등을 보유하기도 했습니다. 핀메카니카는 200년대 들어 여러 가지 구설에 올랐습니다. 최고경영자가 부패 혐의로 체포되고, 유혈 사태를 벌인 시리아군에게 통신 장비를 공급하는 것이 뒤늦게 폭로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 새 경영진은 이런 과거를 청산하고 첨단 기술 기업으로 리브랜딩을 했습니다. 예술가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름을 따서 레오나르도로 새 출발 한 것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설계한 헬리콥터 모형도. 다빈치는 수백년 뒤에 그의 이름을 딴 헬리콥터 회사가 만들어 질 줄 예상했을까?
레오나르도는 전투기, 헬리콥터, 방위 전자 시스템, 항공우주까지 다양한 방산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글로벌 방위산업 전문매체 디펜스뉴스가 선정한 2024년 세계 100대 방산 기업에서 14위를 차지했습니다. 10위 이내는 미국과 중국 기업이 대부분 차지합니다. 1위는 록히드마틴, 2위는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입니다.

레오나르도의 사업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사업은 헬리콥터입니다. 매출 비중은 전자장비·보안 부문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레오나르도는 1.8톤 단발 엔진에서 16톤 3발 엔진까지 거의 모든 형태의 헬리콥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레오나르도의 헬리콥터 부문의 전신은 지난 2000년 이탈리아 아구스타와 영국 웨스트랜드가 합병해 탄생한 아구스타웨스트랜드입니다. 이에 따라 레오나르도 헬리콥터는 아직도 AW139, AW149와 같은 명칭을 사용합니다.

2023년 매출액 기준 세계 방산기업 순위. 록히드마틴이 압도적 1위지만 중국기업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한국의 한화가 독일 라인메탈을 제치고 19위에 있다. /디펜스뉴스 홈페이지
레오나르도는 드론의 일종인 원격 조종 헬리콥터 개발에도 나섰습니다. 블룸버그뉴스는 6일(현지 시간) 레오나르도가 튀르키예 드론 제조사 바이카르와 드론 관련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에는 첨단 드론 개발에 중점을 둔 합작 투자 회사의 설립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레오나르도는 글로벌 기업들과 많은 합작회사를 설립해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대표적인 합작기업은 우주항공 기업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와 전투기 생산 기업 유로파이터입니다. 탈레스알레니아스페이스는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가 지분 67%를 갖고, 레오나르도가 3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탈레스알레니아는 통신위성을 주로 생산하고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업에도 참여했습니다.

유럽 방산기업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유로파이터 타이푼. 민첩한 움직임으로 공중전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레오나르도 제공
글로벌 주요 7개국(G7)의 일원인 이탈리아는 숨겨진 우주 강국입니다. 이탈리아는 미국과 옛 소련(소비에트연합)에 이어 1964년 12월 세 번째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입니다. 이탈리아는 글로벌 우주 경쟁에 맞서 우주 분야에 2022년부터 향후 5년간 70억유로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유로파이터는 레오나르도가 프랑스 에어버스, 영국 BAE시스템즈와 함께 만든 항공우주 기업입니다. 주요 생산품은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라 불리는 전투기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공군이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다 최근 차익매물이 쏟아지며 조정을 받고 있는 중이다. /구글 캡쳐
회사 측은 지난달 20일 2024년도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2023년 대비 16.2% 증가해 178억 유로에 달했고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16.1% 늘어 22억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신규 주문액은 전년 대비 16.8% 증가한 209억 유로였습니다. 거의 모든 사업 부문에서 성장을 보였습니다.

레오나르도의 주요 주식은 이탈리아 밀라노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됩니다. 나스닥에는 미국 자회사 레오나르도DRS가 상장돼있습니다. 주가는 7일 43.20유로에 마감되며 지난 1년간 117.63% 상승했습니다. JP모간은 최근 레오나르도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유지하였습니다. 레오나르도에 대한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은 매수 11건, 보유 2건, 매도 1건으로 여전히 매수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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