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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도 백신도 붙이면 해결?…패치형 치료제 경쟁 가속

SM_SNAIL 2025. 4. 19. 21:01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어린 시절, 감기나 고열로 병원을 갈 때마다 주사를 맞기 싫어 울었던 때가 적지 않았을 겁니다.

어른이 돼서는 여러 개의 큰 알약을 한 번 삼키기 불편한 적도 한두 번은 있었을 거고요.

그럴 때마다 ‘주사나 알약 말고, 불편하지 않게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줄 제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피부에 파스처럼 붙이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이크로 니들’ 치료제가 대표적입니다. ‘패치형 치료제’라고도 불리는데요.

요즘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이 패치형 치료제가 차세대 제형으로 떠오르며, 각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마이크로 니들’ 치료제와 개발 현황, 그리고 시장 전망까지 자세히 알아봅니다.

마이크로 니들 [식약처 제공]

◇ '마이크로 니들'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빠르게 눈 뜬 미용 분야

마이크로 니들 치료제는 머리카락 굵기의 3분의 1에 불과한 미세 바늘을 이용해, 피부의 장벽인 각질층을 뚫고 약물을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마이크로 니들 개발의 원조는 1997년 마크 프라우스니츠(Mark Prausnitz) 미국 조지아공과대 약물전달실험실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인데요.

해당 논문에선 마이크로 니들을 기존 주사기의 효능과 패치의 편의성을 결합해, 주사공포증을 없애는 차세대 약물전달시스템으로 명명했습니다.

이후 마이크로니들은 크게 의료용과 피부 미용용 등으로 나뉘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피부 미용 분야가 조금 더 산업화에 일찍 눈을 떴는데요. 여드름, 기미 등에 도움이 되는 마이크로 니들 패치 화장품은 이미 곳곳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반면, 의료용의 경우 임상을 거쳐야 하고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이나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승인을 받는 과정까지 시간이 걸리다보니 대중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 “붙이기만 해도 살 빠진다”…패치형 비만 치료제 개발 ‘속도’

마이크로 니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늘로 인한 통증과 2차 감염 등 부작용 위험이 없다는 겁니다.

또 마이크로 니들에 묻어 있는 약 성분이 천천히 녹으면서 일정 시간 동안 약물이 방출되도록 조절할 수 있고, 냉장 보관이 필요 없어 유통이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의 주사·경구제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가능성을 본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치료제에 마이크로 니들 기술을 적용하려는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적용 시도가 가장 활발한 영역은 비만 치료제입니다.

대원제약은 이 분야에서 최근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니들 전문 기업 라파스와 손잡고 대원제약이 개발·생산한 GLP-1 성분 원료의약품에 라파스의 마이크로 니들 패치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후속 임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웅제약은 오는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와 세마글루타이드 계열의 패치형 마이크로 니들 제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동아에스티 역시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개발 스타트업 주빅과 패치형 비만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제공]

◇ 성장호르몬도 백신도…주사 대신 '패치형'으로 해결

비만 치료제는 물론 성장호르몬과 백신까지 마이크로 니들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 개발이 한창입니다.

대웅제약은 최근 성장호르몬 마이크로 니들 패치제 의약품에 대한 임상을 승인 받았고, GC녹십자는 미국 백세스테크놀로지와 패치형 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호주의 백신 플랫폼 기업 백사스와 손잡고, 장티푸스 백신의 마이크로 니들 제형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파스의 경우, 마이크로 니들 알레르기 면역치료제 임상 1상을 진행 중인데, 내년 상반기 임상1상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이크로 니들 치료제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시장성 때문일 겁니다.

시장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19년 약 8,300억원이던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1조6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아직까지 효과 입증 안 돼"…기술적 문제도 선결돼야

마이크로 니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도 우려되는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니들을 통한 약물 주입이 얼마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에 더해 마이크로 니들의 강도·안정성·생체적합성·멸균·용량 제한·용량 정확도 등의 기술적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또, 피부 알레르기와 털 뽑힘 등의 단점이 있다는 점도 시장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 니들이 글로벌 차원에서는 비만 치료에서 이슈가 된 것이지 주류로 부상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결국은 약효가 얼마나 뛰어난지, 얼마나 자주 붙여야 하는지 투약 빈도에 따라 시장 반응이 갈릴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422/0000732583?cds=news_media_pc&type=edi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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