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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13명 사상'…자신 없으면 우회하라 [서울 4대 스릴 만점 코스 도봉산] 본문
도봉산 Y계곡 (2) 집중탐구

'전국 국립공원 최초 일방통행제 개시', '최근 5년간 13명 사상자'….
도봉산 Y계곡에는 살벌한 이명들이 붙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폭발적이다. 국립공원공단이 과거 6개월 동안 도봉산 탐방객들의 등산 행태를 분석한 결과 도봉지구에서 출발한 탐방객의 89%가 Y계곡을 탐방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주말 평균 탐방객이 1만3,000여 명 선이었으니 하루에만 Y계곡을 1만2,000명 가까이 다녀갔던 것이다.
워낙 방문하는 사람이 많으니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몇 가지만 숙지해 두면 또 잔뜩 겁을 준 것이 어이없게 느껴질 정도로 쉽고 안전하게 지날 수 있는 길이다. 아직 Y계곡에 도전해 보지 않은 초보 산꾼들이 참고할 만한 팁을 정리한다.
1. Y계곡은 어디?
Y계곡은 정식으로 고시된 지명이 아니라 산꾼들 사이에 부르던 이름이 은어처럼 굳어진 것이다. 그래서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발행하는 지도에 Y계곡이란 명칭은 보이지 않는다.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은 안내도에서도 Y계곡은 찾을 수 없다.

Y계곡은 도봉산 정상부 지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계곡 지형이다. 네이버지도 기준으로는 716봉에서 자운봉(정상)이라고 표기된 곳 사이다. 국립공원공단 안내도에선 '포대정상'과 신선대 사이에 '낙석위험'이라고 표시된 구간이다. 실제거리는 200m 정도로 짧기에 지도에서는 겨우 몇 cm라 찾기 어려울 수 있다.
2. 일방통행제란?
Y계곡은 전국 국립공원 최초로 일방통행 제도가 실시된 곳이다. 지난 2008년 10월 국립공원공단은 탐방객 상습 정체구간의 원활한 통행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Y계곡은 포대능선에서 신선대 방향으로만 걸을 수 있도록 했다. 지도상으로는 북쪽에서 남쪽으로만 걸으란 뜻이다.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Y계곡은 너무 비좁기 때문에 양방향 통행이 어렵기에 적절한 행정조치였다. 행정조치가 불만이고 꼭 Y계곡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타보고 싶다면 휴일이 아닌 평일에 찾으면 된다. 휴일 역주행을 단속하기 위해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상주할 때도 있는데 보통은 다른 산꾼들이 알려주고 만류한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코스로 Y계곡을 통과하려면 포대능선이나 다락능선을 이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신선대에서 포대능선이나 다락능선 쪽으로 종주하는 등산은 주말에 완전히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Y계곡에는 우회로가 있다. Y계곡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기둥 바로 옆으로 나 있으며 서쪽 아래 산 사면으로 빙 둘러 가도록 돼 있다. 이 길도 꽤 가파르지만 Y계곡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극단적으로는 도봉대피소 방면에서 천축사를 거쳐 바로 신선대 방면으로 오른 뒤 우회로를 통해 Y계곡을 즐기고 다시 내려오는 것도 가능하다.
3. 신체적 조건은 어느 정도여야 하나?
엄밀히 따지면 엄청나게 뛰어난 체력이나 등산 경험이 필요한 구간은 아니다. 난간이 높이별로 촘촘하게 들어서 있고, 발 디딜 곳을 잘 찾는 요령도 필요 없는 것이 대놓고 디딜 곳들이 보인다. 바위를 조금 깎아놓았다거나 쇠기둥이 박혀 있어 그런 곳들만 잘 밟으면 된다. 그러니 사다리를 오를 수 있을 정도의 근력과 약간의 담력만 있으면 크게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곳이 상습정체구간이란 점이다. 사고는 심리적으로 쫓길 때 주로 발생한다. 날씨 좋은 주말이면 Y계곡에 일렬로 굉장한 줄이 형성된다. 내 페이스대로 가고 싶어도 뒤에 수십, 수백 명이 바짝 붙어서 내 등만 쳐다보고 있다면 괜히 서두르게 되고 허둥거리게 된다. Y계곡 내리막 시작 직전 암반, 계곡 가장 아래 있는 자그마한 동굴 정도를 제외하곤 길을 비켜줄 수 있는 공간도 거의 없다.
방법은 세 가지. 첫째 절대로 뒷사람을 신경 쓰지 말고 내 페이스대로 가는 것. 그게 제일 빠르며 또 안전하다. 둘째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것. 무서움을 느끼면 어딜 잡고 어딜 밟아야 할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Y계곡을 오르내리는 관록 있는 산꾼들은 이런 초보 등산객들의 광경이 익숙하다. 누군가는 위에서 손으로 잡고 당겨주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기 등과 배낭을 밟고 가라고 내어주기도 한다. 셋째 나로 인해 생기는 정체가 신경 쓰인다면 우회로를 택하면 된다. 물러설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4. 운행 시 주의할 점과 가장 위험한 곳은?
계절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 겨울에는 전체적으로 얼어 있어 원래 밟아야 할 곳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가파른 탓에 얼음이 많지 않고 오히려 아이젠이 단단히 박혀 더 편하게 오를 수 있기도 하다. 가장 어려운 건 해빙기나 비가 내려 미끄러울 때다. 손바닥에 마찰력 있는 소재가 붙은 장갑이 필수며, 스틱은 사용할 수 없으니 미리 접어둬야 한다.

체력적으로 어려운 건 Y계곡에서 가장 낮은 지점 양쪽이다. 둘 다 몹시 가팔라서 팔 힘이 상당히 필요하다. 팔 힘을 아끼려면 그만큼 발을 잘 믿고 체중을 실어야 하는데 초보자에겐 어려운 일이다. 또 발을 너무 믿어서 안 미끄러질 것이라 생각하고 아무렇게나 밟았다가는 실족 위험이 크다.
심리적으로 어려운 건 Y계곡 상단부. 한 번 내려갔다가 올라오고 나면 이제 암릉을 오르내리는 상단부인데 양쪽이 완전히 절벽이라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하곤 한다. 물론 고소공포증만 없으면 장쾌한 풍경과 재미있는 암릉산행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코스다.

5. 마지막으로 참고할 점은?
포인트는 적당한 겁. 너무 겁먹을 필요 없다. 겁먹고 갔는데 너무 싱거웠다는 사람들도 많다. 고소공포증이 있는데도 막상 가니 무서워할 겨를 없이 앞사람 뒤만 쳐다보며 걷기 바빴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정작 경치도 많이 못 즐기고, 사진도 많이 찍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너무 겁을 먹지 않을 경우 방심이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겁이 없음을 자랑하고자 난간을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신선대 방면에서 보면 Y자 계곡 상단부를 지나 난간을 넘어가서 비법정탐방구역인 절벽 바로 옆 양지바른 곳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안전을 위해 절대 하면 안 되는 행위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94/0000012496?cds=news_media_pc&type=editn
'최근 5년간 13명 사상'…자신 없으면 우회하라 [서울 4대 스릴 만점 코스 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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