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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듐 전성시대 오나, 1년만에 20% 가격 올라

SM_SNAIL 2025. 2. 17. 13:12

리튬 생산 부산물, 첨단 산업서 몸값 상승
상업화 위해 고효율 추출 기술 잇달아 등장

이베레스트 메탈스(Everest Metals)는 작년 12월 호주 퍼스 지역에서 루비듐이 대량으로 매장된 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기업은 새로운 추출 기술을 이용해 높은 회수율로 루비듐을 추출했다./Everest Metals

 


미국의 양자컴퓨터 스타트업인 큐에라(QuEra)는 최근 구글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2억3000만달러(한화 약 3300억원)를 투자받았다. 양자컴퓨터 기업의 단일 투자 유치로는 최대 규모다. 큐에라는 중성 원자 기반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데, 이때 사용되는 원자가 루비듐이다.

루비듐은 리튬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데, 그동안 쓸 데가 마땅치 않아 대부분 폐기했다. 최근 양자컴퓨터와 원자 시계, 위치정보시스템(GPS) 같은 첨단 기술에 루비듐이 쓰이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루비듐을 고효율로 얻는 기술들이 잇따라 개발됐다.

중국 톈진대 연구진은 작년 11월 네이처 자매지에 고체 염화칼륨 결정에서 루비듐을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루비듐은 리튬과 마찬가지로 암석에서 채굴하거나 염분이 높은 호수에서 추출했다. 기존 공법은 물과 화학물질이 많이 필요해 비용이 많이 들고 환경에도 좋지 않았다. 리튬을 채굴하는 기업들은 이런 부담에 루비듐을 따로 추출하지 않고 그대로 폐기했다.

톈진대 연구진은 염수 상태에서 루비듐을 바로 추출하는 대신 염수가 증발하고 남은 고체 염화칼륨 결정에서 루비듐을 추출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렇게 하면 염수 상태일 때보다 추출 공정에 드는 에너지와 물, 화학물질이 크게 줄어든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기존 공법보다 에너지 소비를 98% 낮추고, 회수 효율은 22% 높이는 데 성공했다.

암석에서 루비듐을 채굴하는 새 공법도 나왔다. 호주의 광산 기업인 이베레스트 메탈스(Everest Metals)는 작년 말 호주 퍼스 지역에서 북동쪽으로 약 400㎞ 떨어진 곳에서 루비듐이 대량으로 매장된 곳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이베레스트 메탈스는 호주 에디스코완대 연구진과 함께 이 지역에서 채취한 페그마타이트 암석 시료에서 루비듐을 추출해 상업적인 생산 가능성을 따지고 있다.

호주 연구진은 기존 공법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로 암석 시료에서 91% 효율로 루비듐을 회수했다. 암석 시료를 분쇄한 뒤 산성 용액으로 녹이고, 그 상태에서 루비듐과 리튬을 정제하는 방식이다.

리튬과 루비듐은 페그마타이트 안에서 산소와 결합돼 있다. 산성 용액은 뜨거운 물이 설탕을 녹이듯이 페그마타이트를 녹인다. 이렇게 녹은 용액을 이온 교환 장치에 통과시키면 내부의 수지에 루비듐이 달라붙는다. 묽은 산을 부으면 수지에서 루비듐을 떼어낼 수 있다. 애덤 사이먼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이에 대해 “우라늄을 분리하기 위해 수십 년간 사용했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루비듐 1g이 들어 있는 용액의 가격은 2023년 9월 기준으로 121달러였다. 1년 전보다 약 20% 올랐다. 최근 첨단 산업에서 루비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루비듐은 큐에라의 양자컴퓨터뿐 아니라 규칙적인 진동을 이용한 원자 시계에도 쓰이고 있다.

루비듐 수요가 늘고 가격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루비듐을 상업적으로 채굴하는 곳은 없다. 중국에서 루비듐 채굴이 이뤄진다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리튬 업체들이 루비듐에 눈을 돌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브렌트 엘리엇 미국 텍사스대 교수는 미국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에 “루비듐 채굴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생각하면 리튬 채굴 기업들이 이미 진행 중인 광산 개발에서 루비듐을 포함시키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리튬 추출 기술이 발전할 수록 추가로 회수할 수 있는 루비듐에 대한 채굴 작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Sustainability(2024), DOI : https://doi.org/10.1038/s41893-024-01449-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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