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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의 아들’ 사촌과 결혼한 女…남편 사망 후 청원, 한국도 사촌끼리 혼인 검토? 본문
이모의 아들’ 사촌과 결혼한 女…남편 사망 후 청원, 한국도 사촌끼리 혼인 검토?
사촌간 결혼, 유전학적 위험성과 미국 내 법적 현황 조명...우리나라 법무부도 혼인금지범위 사촌 이내 축소 검토 중

사촌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아들을 낳은 한 여성이,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에도 자신들의 사랑은 '특별하고 의미 있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왼쪽부터=사촌지간인 두 사람 어릴 때 모습과 가족들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 후 둘의 모습 [사진=SNS]
어릴 때 벽장 속에서 키스를 하며 사촌과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아들을 낳은 한 여성이,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에도 자신들의 사랑은 '특별하고 의미 있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 내 가족 결혼 금기, 사회적 편견, 유전학적 논란까지 다양한 이슈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촌 간 결혼을 둘러싼 논란은 국내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대한민국에서는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이 금지되어 있으나, 헌법재판소가 2022년 해당 규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혼인 금지 범위를 8촌에서 4촌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가족관계에 대한 법적·사회적 기준이 변화할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사는 앤지 피앙은 어린 시절 사촌 마이클 리와 키스를 나눈 이후 수십 년 만에 재회해, 가족과 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이 둘의 관계는 이종사촌. 앤지의 아버지가 남편인 마이클의 어머니의 오빠다. 즉 앤지에겐 남편의 엄마가 이모인 셈이다. 이들이 사랑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렸을 때 '역겹다'는 비난과 함께 가족들로부터 호되게 버림받았다고.
두 사람은 미국 유타주(Utah)에서 자랐으나, 유타주 법상 사촌 간 결혼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결혼을 위해 콜로라도주로 이주했다. 콜로라도주는 사촌 간 결혼을 허용하는 18개 주 중 하나다. 당시 앤지와 마이클은 이러한 법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유타주 내 사촌 간 결혼 합법화를 촉구하는 청원 운동까지 벌였으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2020년 두 사람 사이에서 아들 에릭이 태어났으나, 마이클은 아들의 첫돌을 겨우 넘긴 2021년 7월,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앤지는 이후에도 미국 전역에서 사촌 간 결혼의 합법화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앤지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우리가 단지 사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폄하했지만, 그와 나는 외모와 성격, 가치관까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우리의 사랑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사촌 간 결혼해 아이를 낳을 경우 유전적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지만 앤지는 "아들 에릭은 아무런 건강 문제 없이 태어났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모든 사촌 간 결혼이 반드시 유전적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성은 통계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사촌 간 결혼과 유전적 위험성은?
사촌 간 결혼은 여전히 의학적 관점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2024년 2월, 영국 브래드포드 대학교 연구팀은 사촌 간 결혼이 유전자 열성질환 발생 위험을 약 두 배 증가시킨다고 보고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일반 인구 집단의 열성질환 발생률은 3% 수준인 반면, 사촌 간 자녀에서는 6%로 나타났다. 열성질환은 부모로부터 각각 하나씩 돌연변이(이상) 유전자를 물려받아야 발병하는 유전 질환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부모라도, 유전자 검사 없이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둘 다 '보인자'라면 자녀에게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사촌 간 결혼하면 혈연관계로 인해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드물게 존재하는 변이 유전자가 발현될 확률이 증가한다.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촌 간 자녀들은 언어 발달 지연, 학습 장애, 인지 발달 저하 등의 위험도 일반 아동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동일한 유전자 변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낭포성 섬유증 (Cystic Fibrosis) = 낭포성 섬유증은 폐와 소화기관 등에 끈적한 점액이 과다 분비되어 기능 저하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CFTR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며, 만성 기침, 폐 감염, 소화 장애 등을 유발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나, 최근 약물 치료로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다.
△지중해 빈혈 (Thalassemia) = 지중해 빈혈은 헤모글로빈 생성에 필요한 단백질 결핍으로 인해 빈혈을 유발하는 유전성 혈액질환이다. 알파 또는 베타 글로빈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만성 피로, 창백함, 성장 지연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 주기적인 수혈이나 골수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 척수성 근위축증 (Spinal Muscular Atrophy, SMA)= 척수성 근위축증은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면서 근육 약화와 위축이 나타나는 신경근 질환이다. SMN1 유전자 결손이 주요 원인이며, 영아기부터 증상이 나타나 심각한 경우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로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선천성 청각장애 =선천성 청각장애는 출생 시부터 청력이 손상된 상태로, 언어 발달 지연과 사회성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주요 원인은 GJB2 유전자 변이 또는 임신 중 감염 등이다. 조기 진단과 인공와우 이식, 청능 재활이 예후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미국 내 사촌 간 결혼의 법적 현황…50개 주 중 19개 주 사촌간 결혼 금지
현재 미국 50개 주 가운데 19개 주는 사촌 간 결혼을 완전 금지하고 있으며, 6개 주는 특정 조건(고령, 불임 증명 등) 하에만 허용하고 있다. 25개 주 및 워싱턴 D.C.에서는 법적 제한 없이 허용하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종교 문화가 강한 지역일수록 사촌 간 결혼에 대한 사회적, 법적 규제가 더 엄격한 경향을 보인다. 유타주는 전통적으로 몰몬 교도가 다수 거주하는 지역으로, 사촌 간 결혼을 금지하는 주 중 하나다.
의학 전문가들은 "사촌 간 결혼을 계획하는 경우, 임신 전 '유전자 상담(genetic counseling)'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권고한다. 유전자 상담을 통해 양쪽 가족력에 존재하는 유전 질환 위험을 사전에 평가하고, 자녀의 건강 리스크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촌 간 결혼이 허용된 지역에서도, 이러한 결혼을 둘러싼 사회적 낙인과 심리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혼인금지 범위, 4촌 이내로 축소 방안 검토
서두에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는 현재 대한민국 민법 제809조에 따라 8촌 이내 혈족(즉, 사촌 포함) 간에는 혼인이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한 혼인은 무효로 간주된다. 이 규정은 유전적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가족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과거에는 동성동본 간 혼인도 금지됐으나, 2005년에 관련 조항은 폐지된 바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2022년 8촌 이내 혈족 혼인 무효 조항(민법 제815조 제2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되지만, 정해진 시한 내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항은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혼인 금지 범위를 8촌 →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사촌 간 결혼을 포함한 근친혼 범위 축소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다.
법무부가 2023년 11월 전국 성인 남녀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가 현행과 같이 8촌 이내 혈족 간 혼인 금지 규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해당 조항이 혼인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4%에 달했다. 법무부는 이러한 여론을 반영해 근친혼 금지 범위 축소에 대한 개정 방향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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