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한 해 동물 4만 마리 '희생'.. 실습 대체할 VR 도입 본문
◀앵커▶
의료 실험과 실습을 위해 한 해 수만 마리의 동물들이 희생되고 있는데, 이를 대체하기 위한 VR 기술이 도내 대학에서 개발됐습니다.
목숨을 잃는 동물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하는 취지인데, 관련 국내 기술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VR 헤드셋을 낀 학생이 화면 앞에 서서 허공에 양손을 움직입니다.
가상 현실 속 실험용 쥐를 꺼내 경구와 정맥 등 여러 방식으로 약물을 투여해 보고, 메스를 이용해 직접 해부하기도 합니다.
실제 동물을 죽이거나 활용하지 않고도 학생들이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의 전 과정을 실습해 볼 수 있는 VR 프로그램이 개발된 겁니다.
[이병규/원광대학교 약학과]
"쥐를 직접 죽여야 된다는 부담감이나 스트레스가 좀 많았는데, VR로 하다 보면 그 부담감은 덜어내고 실습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실제 동물 실험도 아닌 실습 과정에 활용되는 동물이 이 학과에서만 연간 70여 마리,
실제 학부 실습에서는 서투른 손길로 희생되는 동물의 수가 적지 않은데, 이렇게 목숨을 잃는 생명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개발됐습니다.
비슷한 실습이 필요한 의학은 물론 생명과학이나 수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안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성연 교수/원광대학교 약학과]
"낯설고 무섭고 그래서, 내동댕이 치거나 그런 식으로 해서 제대로 된 샘플을 얻지 못하는 경우들이 왕왕 있습니다. 사용하는 동물 수를 줄이고, 더 좋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게.."
지난 2023년 기준 국내에서 교육이나 훈련을 위해 사용된 실험용 동물은 무려 4만 3천여 마리에 달합니다.
아예 동물실험 실습을 중단하거나 대체 소프트웨어를 수십 년 전부터 도입해 온 해외 사례에 비해, 국내에는 이 같은 시도가 더딘 편입니다.
다른 대안인 동물 모형의 경우 개당 수천만 원에 이르는 등 예산 부담도 적지 않은 데다, 교육적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도 여전합니다.
[정부윤 이사/비글구조네트워크]
"(실험이 아닌) 실습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대체로 단순하고 이미 잘 알려진 내용들이 많거든요. 동물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실험을 반복할 필요성이 크지가 않고요."
편의성 개선이나 다른 동물로의 확대 등 보편화 과제는 산적한 가운데, 불필요한 죽음을 막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MBC 뉴스, 허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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