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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비경이…” 57년만에 풀린 빗장 본문
[And 여행] 관광공사 추천 숨은 여행지3월 여행가는 달, 꼭 가봐야 할 숨은 여행지와 지역명소를 소개한다. 민간인통제구역의 빗장을 풀고 57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경남 창원 진해의 웅동수원지가 오는 20일부터 한 달 동안 개방한다.

웅동수원지. 한국관광공사 제공
국내 최대 벚꽃 여행지 중 하나인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새로운 벚꽃명소가 등장했다. 진해 동부권의 웅동수원지다. 70년 동안 군락을 이룬 420여 그루의 벚나무는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가 한창이다. 긴 세월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은 것은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일명 ‘김신조 사건’ 이후 민간인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왔기 때문. 오는 20일 제63회 진해군항제에 맞춰 한 달 동안만 개방된다. 이번 개방은 2021년 8월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의 협약으로 성사됐다.
벚꽃군락 너머 웅동수원지는 1910년대 일제가 진해 해군 군항을 건설하며 물 공급을 위해 용잠, 댕뱅이 등 6개 마을을 강제 이주시키고 조성한 저수지다. 아홉냇골, 분산골에서 흐르는 물이 모여 저수지가 됐고 사람들은 지금의 ‘소사동’에 터를 잡는다. 일본인들은 점유표시로 벚꽃을 심었는데, 당시 마을 주민들은 웅동수원지를 봄 놀이터로 기억한다. 1914년 웅동수원지가 준공된 후 소사마을 인근에는 화력발전소가 세워져 진해 군항에 공급할 전기도 생산했다.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을 궤도차로 운반했는데 이를 ‘깜장길’이라 불렀다.

벙커 더 스페이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접근엄금’ 지역이던 완산 벙커가 52년 만에 일반인에 개방됐다. 그것도 실감형 미디어아트 옷을 입고 멀티버스 세계와 접선한다. 지난 2월 5일 개장소식을 알린 후 한 달 만에 3만1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다.
전주시 완산칠봉 삼나무 숲 아래 요새처럼 자리했던 완산벙커는 총 길이 280m의 복도에 여러 방이 연결된 개미굴 형태의 독특한 구조다. 2005년 쓸모를 다하고 뒤안길에 방치돼 있다가 고구마 저장고로도 활용됐다. 이제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지키고 물자를 비축한 방공호에서, 예술과 문화의 다양성을 비축하는 기지로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며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 중이다.
산중턱 등산로에 위치한 1973년생 벙커의 외관은 이끼로 뒤덮여 세월의 흔적을 더듬는다. 하드웨어는 옛적 그대로지만 소프트웨어는 완전히 바뀌었다. 단순한 미디어아트가 아닌 스토리텔링을 입힌 공간으로 체험까지 곁들였다.
수십 년 통제구역으로 향하는 어색함도 잠시 세 개의 섹터로 나눠 가상의 우주로 녹아든다. 각 방의 입구에는 테마별로 설명이 적혀있고 커튼을 걷으면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LED 패널과 거울의 반사 효과로 착시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차원의 문’과 ‘두 개의 세상’을 지나면 ‘시간의 강’을 건넌다. 멀티버스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우주선이 있는 ‘우주 방주’에선 직접 우주선을 조종해 보는 체험도 있다.

김해천문대.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발고도 372m 분성산 정상에 자리한 김해천문대는 시가지를 한눈에 볼 야경 명소다. 천문대로 향하는 길은 주차장 초입부터 15분 정도 걷는 가벼운 산행코스다. 조형물과 로고프로젝터 야간 조명 등 ‘비비단 별빛 길’이 조성돼 있다. 은은한 야광 페인트와 조명이 어두울수록 밝게 빛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비비단은 가락국 수로왕의 둘째 아들인 허석 왕자가 천문 관측을 위해 진례성에 쌓았다는 관측시설로, 김해천문대 캐릭터인 ‘비다니’도 여기서 차용했다.
김해 천문대 관람은 전시동에서 시작한다. 여행가는 달을 맞아 입장료 50% 할인 행사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천문 관측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설명해 주는 매직비전과 태양계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측정할 수 있는 중력실험장치 등 체험형 전시물이 흥미롭다. 주관측실과 보조관측실에선 달과 별을 찾는 재미에 푹 빠진다. 주관측실에는 각각 200mm 굴절망원경과 600mm 반사망원경이, 보조관측실에는 소구경 굴절망원경 4대가 기다린다.

책마을해리.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리초등학교 나성분교에서 책마을해리로 재탄생한 지 올해로 스무 해가 된 만큼 폐교였다는 사실은 까마득한 추억이 됐다. 끄집어내자면 2006년 잡초만 무성하던 폐교를 이대건 촌장이 사들이면서 새 챕터를 시작했다. 2012년 가족모두 이곳에 정착하면서 챕터2를 열었고, 교실을 터서 도서관과 공방을 꾸미고, 숙박시설과 카페, 책방을 갖추며 챕터3을 쓰는 중이다.
책마을해리는 공간 30개 가운데, 21개 공간을 개방한다. 동학평화도서관, 책숲시간의숲, 문학숲, 한지활자공방, 버들눈도서관, 책감옥 등 전시관처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기증받은 책 20만 권이 손길 닿는 곳과 마주한다. 제일 먼저 만나는 건 북카페 ‘책방해리’다.
https://youtu.be/Lx-OYdq0PYw?si=xFV4jRPDJqUPKq9Z
https://youtu.be/IG-BMJb64Fo?si=-5T-sZv_k_0sCPL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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