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높은 곳에서 떨어진 고양이… 어디 아픈 데는 없을까요? 본문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오늘은 캣타워에서 떨어진 고양이 때문에 걱정이 되신 집사님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높은 곳에서 사뿐히 착지하는 고양이이지만 때로는 착지에 실패해서 크게 다치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늘은 고양이의 낙상에 대해서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도 아주 잘 착지하는 동물인데요.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에는 강력한 다리 근육과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는 해부학적 구조, 균형을 잘 잡게 해주는 꼬리 등이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잘못된 자세로 떨어진 경우라도 고양이는 몸을 돌려 발바닥이 바닥으로 향하게끔 착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이를 정위반사(Righting reflex)라고 합니다. 이러한 반사가 가능한 것은 고양이 귓속에 있는 전정기계의 작용 때문인데요. 무중력 상태의 고양이에서는 정위반사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미 항공우주국(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ㆍNASA)의 연구를 통해 정위반사가 중력에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고양이는 정위반사를 통해 공중에서도 항상 올바른 위치를 인식할 수 있고, 특히 척추가 아주 유연하기 때문에 몸을 자유자재로 틀어서 중력방향으로 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위반사는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또한 고양이는 추락하는 과정에서 몸을 낙하산처럼 펼쳐서 충격을 완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행동을 취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1987년 미국수의사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7층(20m) 미만에서 떨어진 고양이의 사망률이 더 높았는데, 이는 추락 중 등속 운동 이후 착지를 위한 정위반사 및 충격을 완화하는 행동을 취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적한 점이 원인일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낮은 높이에서 떨어지는 경우, 고양이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발로 착지하거나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잘못 인식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인 경우에는 당연히 더 높은 곳에서 떨어졌을 때 고양이가 더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실제로 높은 곳에서 떨어진 고양이의 일부는 사망하거나 큰 부상을 입게 되는데요. 주로 턱뼈와 치아를 비롯한 두부 손상이 자주 일어나고, 폐와 같은 연부조직(Soft tissue)의 외상, 사지 골절 및 쇼크 등이 유발될 수 있는데 이를 ‘하이 라이즈 증후군’(High Rise Syndrom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정도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더라도 잘못된 착지를 하는 경우 고양이가 골절, 염좌, 연부조직 출혈 및 둔상을 입는 경우는 흔히 있습니다. 사연자님 고양이처럼 등으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등 쪽에 위치한 신장과 같은 연부조직에 둔상을 입거나, 척추에 손상을 주게 되면 마비나 부전마비, 강직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또 고양이가 머리로 떨어지면서 경련이나 마비 같은 신경계 질환을 보이는 경우도 흔한데요, 반대로 신경계 질환이 있는 고양이가 경련을 하는 과정에서 추락을 하는 경우도 의외로 제법 있습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경우에는 병원을 바로 찾아 다친 곳을 확인하는 동시에 신경계 질환이나 관절염처럼 낙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많거나, 너무 어린 경우, 관절염이나 시각 장애 등을 가진 고양이는 추락 시에 건강한 고양이보다 부상을 당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또 사연을 주신 집사님의 경우처럼 비만한 고양이의 경우 반사 신경도 느려질 뿐 아니라 체중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더 큰 충격을 입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병원을 찾을 수 없는 부득이한 상황이 있고, 고양이가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낙상 이후 1,2일 정도는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에는 고양이가 절룩거리지는 않는지, 앉거나 일어설 때 주저하거나 아파하지는 않는지, 끙끙거리는 등 이상한 소리를 내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입을 벌리고 호흡하거나, 호흡이 거칠어지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고양이는 아픈 내색을 잘 하는 동물이 아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증상을 보이는 대신 단순히 점프하지 않거나, 덜 움직이는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호흡곤란도 상당히 심해질 때까지 보호자가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의심되는 경우에는 1분당 호흡수를 측정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무기력하거나 식욕이 저하되지 않는지도 관찰해야 합니다. 실제로 낙상 후 멀쩡해 보였지만 식욕이 줄었던 고양이에서 턱뼈 골절이 뒤늦게 관찰되는 사례도 있었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한 번 떨어졌다면 이후 또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캣타워 주변으로 푹신한 매트를 깔아주거나, 캣타워 위에 미끄러짐에 방지하기 위한 매트를 깔아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낙상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경우라면 캣타워의 높이를 일부 조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캣타워에서 떨어진 고양이를 걱정하시는 집사님의 사연을 다루어 보았는데요. 사람도 넘어질 수 있듯 아무리 날랜 고양이라도 높은 곳에서 떨어질 수 있답니다. 오늘의 글을 참고하셔서 혹시라도 아픈 곳은 없는지 잘 살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고양이가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집사님과 함께 즐거운 묘생 보내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효진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
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854460?sid=103
높은 곳에서 떨어진 고양이… 어디 아픈 데는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오늘은 캣타워에서 떨어진 고양이 때문에 걱정이 되신 집사님이 사연을 보
n.news.naver.com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수연 네이버 대표, 지난해 연봉 19.7억원…이해진, 19.4억원 수령 (1) | 2025.03.19 |
---|---|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 지난해 보수 31억원 수령 (0) | 2025.03.19 |
목소리로 얼굴 이긴 가수' 조째즈... "저를 아직 모르시나요" (0) | 2025.03.19 |
어차피 놀아도 실업급여 주잖아요”…비정규직 되레 24만명 늘었다 (0) | 2025.03.19 |
보고 싶다’ 1원 씩 200번 전 여친에게 송금…20대 남성 결국 (1) | 2025.03.19 |